
티미 마을 소개 Thimi Village - 글 김혜정
네팔의 수도 카투만두에서 동쪽으로 약 11KM 거리에 "티미"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카스트 제도가 있는 네팔에서는 지금도 출신에 의해 직업이 정해지고는 하는데 티미는 전통적으로 도공들이 사는 마을입니다.
수세기에 걸쳐 대대로 도기를 만드는 일에 종사해 온 티미 마을 주민들은 집집 마다 아이 어른 남녀를 구별할 것 없이 숙련된 기술과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장인들입니다.
네팔의 흙은 융점이 낮아 경질 도자기를 만들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티미 마을의 도공들은 농한기에 걷은 짚푸라기로 노천 가마에 불을 피워 지금도 전통적인 토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물을 담는 항아리나, 술 담그는 시루, 식물용 화분과 생활 그릇들, 그리고 향로나 종교적 의식에 쓰이는 조형물 등. 네팔의 전통적 생활도기들은 거의 모두 티미 마을에서 만들어져 네팔 전국에 공급되어 왔습니다.
근대화와 상업화의 물결을 너무 빨리 격게 된 나라들이 모두 그러했듯이 네팔 사람들 또한 이로 인한 여러 사회문제와 문화적 충돌을 겪고 있습니다. 티미 마을의 도공들 상황도 예외는 아닙니다. 플라스틱 용기와 알륨미늄 캔, 일회용 그릇과 비닐 봉지 등은 네팔 사람들의 생활에도 많은 편이를 주었지만, 티미 에서 만드는 도기그릇들의 수요는 급격히 줄었고, 반면에 네팔이 산업 폐기물의 적절한 처리를 실행하게 될 전망은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다민족 국가인 네팔의 복잡한 내부적 이해관계와 카스트 제도의 영향 때문에 시민 교육에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티미 세라믹 소개 Thimi Ceramics
1960년대 티미 마을의 젊은 도공 중, 당시 시작된 사회적 변화가 장차 오게 될 시대적 변화의 시작인 것으로 예감하고, 티미 마을 도공들의 살아 나갈 길을 모색하고자 움직였던 청년들이 있었습니다.
그때까지 티미 마을에서 만들어 내지 못했던 고온 소성의 시유된 도자기를 만들어 보고자 한 것입니다. 오늘날의 "티미 세라믹"을 이룬 산타 & 락시미 쿠말 형제의 아버지가 그 젊은이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쿠말 가족의 아버지를 비롯한 티미의 세 청년 도공들이 티미 마을에서 초대 도자 공방 사업을 시작해 보려 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버님 세대의 개척 사업은 여러 역경 끝에 안타깝게 실패로 돌아가게 됩니다.
산타 쿠말의 아버님이 당대에 이루지 못한 꿈을 그의 두 아들들이 20년 이상의 노력 끝에 이루게 되었습니다.
산타 와 락시미 쿠말 형제는 유약을 입힌 모던한 디자인의 도자기 생산을 하는 도자 공방 "티미 세라믹"을 일으켜 마을의 도공들을 고용하여 소규모의 도자 공장 사업을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미국, 캐나다, 덴마크를 비롯한 유럽국가와 일본 한국 등에 수출도 했습니다. 흙은 네팔 산을 쓰고, 유약과 안료 등의 재료는 인도에서 구해 오고 있습니다. 안정된 생활 전기 공급이 아직도 어려운 네팔에서는 재생 기름으로 가마를 뗄 수 밖에 없습니다. 여러가지 어려움은 있지만, 안정된 품질과, 그들의 뛰어난 소통력, 물품 유통 능력으로 네팔 국내 시장과 해외 수출에 성공하여 네팔의 도자 생산 제1세대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네팔의 티미 마을에는 티미세라믹 이외에도 약 10군대 이상의 근대적 소규모 도자 공방이 있습니다. 각 각 특색 있는 제품과 시장을 개발해 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티미 세라믹이 이처럼 대표적인 성공을 이루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쿠말 가족의 형제간의 우애와 협력에 있었기 때문임을 그들과 함께 있으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쿠말 가족의 아바님은, 그 당대의 네팔 사람들 특히 티미 마을의 도공들의 생활 방식이나 의식 구조와 비교해, 특별한 마음 가짐으로 살아 오신 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신을 두려워하는 겸허한 마음과 진보적인 개척 정신, 가족과 마을 사람들 간의 우애를 무엇보다도 소중히 여기는 따뜻함 등이 쿠말 가족의 생활 속에 맥맥히 흐르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한국 도예가 김혜정과 티미세라믹과의 인연 HK ceramics * Thimi ceramics
도예가 김혜정이 네팔 티미를 찾아가 쿠말 가족과 친분을 맺은 것은 2002년의 일입니다. 그로부터 10년이상의 세월 동안 그들과의 우정이 계속 되어 왔었고, 2012년에 다시 네팔을 찾는 기회가 왔습니다. 네팔의 티미 세라믹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간 훌륭한 발전을 이루어낸 것을 보고 큰 힘을 얻었고, 흙을 빗고 도자기를 만드는 일를 통해 삶 자체를 이루어 가려하는 서로의 뜻이 다시 새로운 교감을 이루게 했습니다.
2013년에 HK ceramics은 네팔 티미과의 협업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김혜정이 티미세라믹의 제품 디자인과 유약 발전에 협력하여 만든 "마차푸차레"시리즈를 한국 시장으로 처음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티미에 남아 있는 도공들의 삶과 공예적 수작업의 기술들은 우리나라 전통 공예와도 한 맥락에 있는, 그러나 이미 한국 땅에서는 완전이 사라진 것 들입니다. 티미, 박타풀, 파탄 지역에 남아 있는 금속, 도예, 목 공예문화의 가치들은 우리에게도 깊은 의미와 관련성이 있으며, 한번 사라지면 돌이킬 수 없는 것으로, 함께 지켜 나가야 할 문화적 유산입니다.
네팔을 향하는 마음은, 그 땅에 있는 히말라야 산의 강한 에너지와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정신이 우리에게 주는 힘에서 비롯되는 것 같습니다.
2015 네팔 대지진 피해 상황을 계기로 다시…
2015년 4-5월에 일어난 대지진의 피해로 티미 마을과 티미세라믹이 처해 있는 피해 상황이 극심합니다.
HK ceramics에서는 도자기 마차푸차레 시리즈를 통해 이미 네팔과 인연이 닿았던 분들에게 작은 힘이나마 함께하여 티미 마을 지원에 나서 주실 것을 부탁드렸습니다.
모아진 지원금은 현지 피해 상황 중, 티미 도자 생산에 관련되고 우선순위가 높은 복구 작업에 쓰이도록 할 것입니다.
예: 마을 사람의 주거 피해, 도자 공방 시설 (가마 등) 수리 복구 등